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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와 사람
작성자 김종하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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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3-12-19 1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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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07

오늘도 채비를 하고 밭으로 갔다.

나무 가지치기로 올 농사를 시작한 것이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시간 나는 대로 조금씩, 추운 날씨 탓에 한낮에 잠깐씩 하니 겨우내 하게 된다.

 

며칠 전에 사과나무 유목을 끝내고 요즘은 성목을 하는데 확실히 일 량이 많아 쉬 진도가 나질 않는다.

그래도 작업이 끝난 나무를 보면 이발한것마냥 깔끔하니 보기가 좋다.

 

손을 기다리는 나무를 보면 모습이 아주 제멋대로다.

지난해 새로 자란가지들이 마치 고슴도치 털처럼 삐죽삐죽 하늘을 보고 있는데

 이는 바로 나무의 위로 자라려는 습성 때문이다. 이런 가지들은 손을 써야 한다.

그대로 놔두면 나무가 너무 커져서 작업성이 좋지 않을뿐더러 위로 선 가지들은 열매도 잘 맺지 않고

더러 맺힌 열매도 잘 크지 않는다. 양분이 자기 몸 키우는 데로 가지, 열매 쪽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가지들은 가능한 한 잘라내고 그럴 수 없는 가지는 끈으로 묶어서 아래로 내려뜨린다.

이것을 가지유인이라 하는데 이렇게 하면 내년에 이 가지에서 사과가 열리고 크게 자라게 되는데

이는 양분이 자기 몸(가지)키우는데 쓰지 않고 열매 키우는 데로 가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나무의 종족번식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까 나무는 영양이 좋은 대로 그대로 놔두면 자기 몸 키우는데 신경 쓰고

 어렵고 힘든 조건이 되면 열매를 맺혀 자기 종족을 퍼뜨리는데 신경 쓴다는 것이다.

 

사과나무만이 아니다. 배나무도 그렇고 식물대개가 그렇다. 참 신기하다.

그렇다면 이런 본능은 식물 고유의 것일까? 아니 사람도 그런 것은 아닐까?

 

얼마 전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1.3명으로 세계 최저를 벗어났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꼴찌는 면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다들 먹고 살기 힘들 때는 어땠는가. 보통 한 집에 아이들이 대여섯은 넘었다.

그런데 이제 형편이 좋아져 살만해지니까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다.

아이를 양육시키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서라고 하는데...

그게 전부일까? 인간이 보다 영악스러워졌다고 할까.

아니 타고난 ‘본능’에 충실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영양이 좋은 대로 그대로 놔두면 자기 몸 키우는 데만 신경 쓰는 나무처럼

 

윗글은 지난 2013년 1월30일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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