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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덤'을 선물하자
작성자 김종하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3-12-19 11: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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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24

지난주에는 땅 끝 해남의 대흥사를 다녀왔다.

모임의 정기답사로 이번 목적지는 추사의 가장 친한 벗 중의 한 사람인 초의선사가 40여년 넘게 머무르며

수도했던 대흥사 일지암이다.

 

초의는 우리나라 선불교의 법맥을 이은 대선사이면서 차의 중흥조로 일컬어지는 분이다.

추사와는 평생을 교우하며 추사의 제주 유배지에까지 와서 몇 달씩 머무르며 추사의 아픔을 달래주고,

평생 동안 무척이나 차를 즐겼던 추사에게서 ‘애원조’로 때론 ‘공갈협박조’의 편지를 받으며

차를 만들어 보내주었던 친구가 바로 초의이다.

 

추사는 유배지에서나, 풀려나서나 같이 학문과 예술을 논하고

불교의 선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친구 초의를 무척이나 찾았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초의이지만 차를 청하는 편지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

“당신도 보고 싶지 않고 편지도 필요 없고 차만 보내주면 되네...”

9년 넘는 혹독한 유배생활, 병고와도 싸우며 ‘추사예술’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초의가 보내준 차의 덕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 초의의 숨결이 배여 있을 일지암을 찾는 발길은 더없이 가벼웠다.

일행은 아침 7시에 모여서 출발했다. 거나 4시간을 달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해남 초입에 다다르니,

차창 밖으로 보이는 여기저기 밭에 쌓여있는 자루 무더기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양파였다.

일행 중 한 사람이 그런다. “맞아! 해남에 양파가 유명해! 그래, 있다 갈 때 사갖고 가자!”

 

대흥사는 생각보다는 꽤나 큰 사찰이었다. 두륜산 정상부근에 있는 국보 마애여래좌상을 보고 난 후

일지암에 들러 초의선사의 숨결을 느껴보고, 욕심을 내어 인근의 미황사를 보고나니 오후 6시가 훌쩍 넘었다.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데 아까 본 양파더미들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세우고 사람을 찾아 물어보니 양파는 이미 팔린 거란다. 밭떼기로 중간상인에게 벌써 넘긴 것들이었다.

실망을 하고 가는데 조그만 시장 공터에 양파무더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양파가 눈에 꽂혔던 일행은 가만있질 않았다.

 간신히 몇 자루를 사 나누어 챙긴 다음에야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전쟁에서 전리품을 챙긴 전사의 득의 어린 얼굴이 되어서..

 

그렇다. 어디 여행을 가서 구경을 하고, 그곳의 특산물까지 챙기게 되면 왠지 ‘덤’을 얻는 기분이 된다.

우리도 예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덤’을 주자.

눈에 띄는 큰 도로변에 우리특산물들을 모아 전시하여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건물이 거창하고 으리으리할 필요는 없다. 정부가 ‘딴데’ 신경 쓰느라 정신을 못 차리면 스스로 하면 되는 것이다.

앞서가는 지자체가 생기고 있다. 우리 예산군이 뒤질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윗글은 지난 2013년 6월30일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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