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산따라 물따라

산따라 물따라

여행지로서 소개하고 싶은 곳이나 여행기를 올려주세요.

게시판 상세
제목 * 사연많은 수덕사...(예산관광의 백미)
작성자 김종하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08-01-16 20:15:06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2986

 충청서북부의 진산 가야산이 휘감은 사찰중 단연 돋보이는 사찰이라면 물론 수덕사다.

예산의 덕산면,  그리 높지 않은 덕숭산자락에 아늑하게 자리한 수덕사는

백제말에 창건되었다고 전하나 근대에 이르기까지 사세가 그리 크지 않았다 한다.

조선 오백년과 일제를 거치면서 사그라질대로 사그라진 불교선맥에 불을 새로 지핀 스님이

한말의 경허스님이고 지핀 불을 퍼뜨린 스님이 만공이라는데  그 두 스님이 계셨던곳이 바로 수덕사이다.

 

일주문을 지나나자마자 왼쪽으로 작은 실개울을 건너면 초가지붕의 수덕여관이 마주한다.

수덕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 여인이 있다.

그 중 한 여인이 바로 우리나라 근현대기에 가장 빼어난 화가중의 한사람인

고암 이응로 화백의 부인으로서 수십년간 홀로 이 여관을 지켜온 이다. 

 

 

이화백이 개발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동백림사건으로 옥에 갇혀 있을때는 온갖 옥바라지를 다하고

풀려나서는 이곳 여관에서 요양을 시키며 보살폈는데

당시 이화백은 프랑스에 두고 온 새 여인이 있었다. 

 

 

화백은 요양하면서 여관 뒷뜰에 있는 커다란 너럭바위에 문자추상의 작품만을 남기고

홀연히 프랑스로 떠난다.  그리고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으니..

한 많은 한 여인이 독수공방 홀로 지켜왔던 그 여관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러져가는 것을

지난 가을 새롭게 단장하고 미술관으로 거듭 났다.

 

 

다른 한 여인은 일엽스님이다.

이화학당을 졸업하고 일본유학을 한 신여성 김원주.

수상록"청춘을 불사르고"로 유명한 그는 문필가로서 대담한 필설로 여성의 사회참여를 선도하며

최초 여성잡지를 창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녀,

시대의 요구를 거부하고 사랑을 위해 온몸으로 저항하던 그녀는

사회의 높은 장벽에 절망하였을까, 돌연 머리를 자르고 수덕사로 들어가 만공의 제자가 된다.

 

일본유학시절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열네살이 되어

엄마를 찾아 절에 온 아들에게 '나를 어머니라 부르지 말고 스님이라 불러라' 라고 했다는데..

속세의 연을 어떻게 그리 모질게 끊을 수 있었을까...

 

그녀가 수도하던 환희대,  견성암이 지금도 있다.

그녀 때문인가,  "수덕사의 여승"이란 노래가 나오고.. 

그 노래 때문인지 간혹 사람들이 묻는다. 수덕사에는 여승만 있냐고..  물론 아니다. 

 

일주문을 지나 똑바로 오르면 이어서 금강문이 그리고 이어서 사천왕문을 지나면

최근에 새로 불창한 황하루가 맞는다. 누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정면으로

고색 짙은 대웅전이 단아한 자태로 서있다.

 

 

'화장끼 없는 정숙한 중년여인의 모습과도 같다..'  

대웅전을 보고 유홍준선생이 한 말이다.

뭐 하나 빼거나 더할 것이 없어 보이는 기품있는 고고한 자태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맞배지붕에 기둥위에만 공포가 짜 올려진 주심포형식인데

정면모습이 빼어나지만 그 측면 모습이 또한 아름답다고들 한다.

오늘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수덕사를 소개할 요량으로 옆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로와 세로, 직선과 곡선의 지극한 조화미를 무슨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아둔한 머리로는 감당이 어렵다.

특히 위에서부터 도리와 도리를 이어 물결치듯 연결된 곡선의 보는

소꼬리 모양과 같다해서 우미량이라 하는데 

이전의 건물에서는 볼 수 없는 수덕사 대웅전에서 처음 나타난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전란이나 화재로 인해 오래된 목조유물이 많지 않다.

오래되었다 해야 고려 중기에 지어진 몇 안되는 건물이 있는데 대개가 그 나이를 모른다. 그저 추정할 뿐..

그러나 이 대웅전은 분명한 나이가 있다. 

일제때 수리시 1308년에 지었다는 붓글씨의 상량문이 발견된 것이다.

그러니까 올해가 정확히 700살이 되는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올해 수덕사에서 잔치가 있을 거란다

700살 기념잔치..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0 / 50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관리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최근 본 상품

이전 제품  다음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