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국
"티비에 아지매들
냉이 뜯는것 나오더라!~"
"우리밭에서는 안보이던데ㆍㆍㆍ"
이장댁 할머니와, 산아래 할머니가
목도리 댕글 돌려매고
차가운 겨울바람을 피해
몸을 움쿠리고 지나가신다.
손에는 훌렁한 검은 봉다리가
할머니들을 따라가고
"어쩐일이래요!~"
"이 추운 날씨에!"
"냉이 뜯으러 왔어!~"
"우리 밭에는 없어서 겨우 한 주먹 뜯었어요!~"
"어디서 뜯으셨어요!~"
"경우네!~~"
"아!~ 예!~"
"추워요!~
"언능 가셔요!~~~"
호미 들고, 바구니 들고,
씩씩하게 머리로 벌써 냉이국 먹으며
경우네 밭으로 갔다.
냉이를 보고 호미를 내리치는데
여우 기침 소리가 난다.
'퀭! 퀭!~~'
호미를 들고 있던 어께가 순간
뜨끔하다.
다시 한번 '퀭! 퀭!~
뜨끔!~
호미를 돌려 땅이 말라 보이는 곳을
찍었다.
호미 머리가 땅에 딱 붙어 버둥거리는 냉이를 뒤집었다.
찬바람이 매서웠는지
냉이는 보호색을 입고 땅에 딱 엎드려 있다.
조금씩 요령이 생기니
안 떨어지겠다고 황토밭에
게딱지 처럼 붙어있던 냉이들이
홀라당 홀라당
집에 들어오니 코에서 물이 주욱 떨어진다.
"어! 냉이네!"
"어디서!"
"경우네 마늘밭에서 "
뜨끈해진 얼굴위로
더운 옷을 입은 냉이가 춤을 추며
날아 다닌다.
주루룩 물을 흘려보낸 콧 속으로 봄 향기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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